시간이 약이라는 말.
.....7월1일.
나는 연인으로서 당신에게 마지막 문자를 받았어요,
비록 사랑한단 말, 보고 싶단 말이 아닌 슬픔 가득한, 문자이긴 했어도, 그래도 그 문자는 나에게 긍정, 부정을 떠나 큰 의미가 있어요. 비록 처음 듣는 소리가 아니라 하더라도, 그 말은 나에겐 정말 크게 다가오거든요.
날카로운 칼과 같은 그 말도 당신으로 말미암아 익숙해진 탓에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게 되었지만, 그 말의 의미와 본질은 변하지 않기에 시간이 조금씩 흐름에 따라 그 말의 무게가 크게 느껴져요. 당신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나는 무척이나 밝은 목소리였지만,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, 당신이 금세 끊어버릴 것 같았거든요. 조금이라도 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싶었으니까...이런 내 모습이 정말 작고 초라해 보여도, 그래도 나는 그편이 더 좋았으니까.
그런데 얼마전에 우연히, 지금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의 미니홈피에 들어가게 됐어요. 그런데 메인에 걸린 그 사진을 보고 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죠. 정말 좋아서가 아니라, 뭔지 모를 그 무언가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, 그 사진은 그런 내 생각을 무참히 깨버리기에 충분했죠. 바보같이 눈물을 흘려버렸어요, 지금도 그 사진이 눈앞을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네요.
하지만, 그럼에도 나는 자꾸 이해하고 싶어하고,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되네요....지금까지 당신을 너무 믿어왔기 때문일까요.
이제 와서 당신이 나와의 시간을 기억할 리 없겠지만,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나는 당신과 내가 했던 것들을 이제 그 사람과 같이하고, 내게 보여주었던 그 환한 미소를 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워요..
난 당신에게 묻고 싶어요, 함께 나누었다고 생각했던 그 대화들, 함께 있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, 함께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감정들, 잠시라도 진심이긴 했었나요?
지금 많이 힘드네요, 당신이 날 버리고 그 남자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를 너무 힘들게하네요. 난 당신을 연인이라는 카테고리에서 타인이라는 카테고리로 옮기는데에도 무척이나 힘든데, 당신은 그 사람 옆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겠지요.
나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, 활짝 웃고 있겠지요. 그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당신이 되겠지요. 당신이 내게 그러지 않았나요? 헤어지자고 말하는 쪽이 더 힘든거라고..근데, 그게 아닌 것같네요.
당신은 무척이나 많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. 왜냐면, 나는 무엇을 해도 당신과의 그 행복했던 -지금은 고통스러운- 추억 때문에, 차오르는 뜨거운 그것을 겨우겨우 참으며 힘들게 살고 있는데, 당신은 그렇게 보이지 않거든요....
당신이 날 잊지 못하고, 힘들어한다고 해도, 적어도 당신은 나보다 반절 만큼은 덜 힘들겠죠. 나를 대신할 그 무언가가 있으니까요.
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.
아마도.
그런데 참 바보 같죠, 당신에게 그렇게 크게 먹었어도, 그랬어도, 당신이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네요. 당신이 서서히 이런 상황을 익숙하게 만들어서일까요?
정말 미운데,
친구들도 모두 잊으라 말하는데,
이런 내가 너무 미워져요. 잠에서 깨어나 눈 뜨면 당신이 나에게 "나 다녀왔어."라고 그 사랑스런 미소를 보이며 말을 할 것만 같아서 몇번이나 부은 눈으로 일어나는 내가 너무 미워져요.
언제나 내 편일 거라고 말하던 당신은 지금 어떤가요? 그런 때가 있긴 했다는 것을 기억이나 하고 있나요?
평생을 두고 사랑할 거라고, 죽을 때까지 당신 곁에서 자리를 지켜달라고, 너무 고맙다고, 눈물을 흘리며 말하고, 어떻게 정확히 단 두 번의 캄캄한 고요함이 흐른 뒤 나에게 그렇게 차고 날카로운 그 것을 내 가슴에 찔러 넣을 수 있었나요?
내 앞에서 그 사람에 대해서 심한 욕을 한 것은 모두 나의 눈을 가리기 위한 고약한 눈가림이었나요?
나는 내 자존심과 긍지를 버린 채, 당신을 사랑해왔다고 생각했어요. 가진 것은 적지만 내 모든 것을 주었다고 생각했어요. 언제나 당신이 우선순위라는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었죠. 그런데 그것이 당신의 마음을 모두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나 봐요. 당신은 마치 저 화려한 도시의 고양이처럼, 내 모든 것을 우아하고, 도도하게 먹어치우곤 저 담을 넘어 다음 집으로 향해버렸네요.
당신은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. 몇 번의 불미스러운 일에도, '이 사람은 그 와중에서도 나를 생각하는구나'라고 생각했죠. 그리고 더 이상 가질 수 없을 만큼 믿음을 가졌죠. 나의 부족함에서 비롯되어 당신이 원치않게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. 그래서 시간이 흘러 내가 많은 것을 당신의 손에 쥐어줄 수 있을 때라면, 그 어떤 커플보다도 더 많이 사랑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.
참 부질없는 생각들이죠.
아직도...복잡해요.
당신에게서 정말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, 내 옆의 자리로 돌아오길 바라는 내 모습이 나 자신도 이해가 안가요.
.....
누군가 말했듯 결국은 시간이라는 약을 충분히 복용하기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겠죠. 충분히가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, 아무튼 그렇겠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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